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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없음2015.06.10 01:36

최근 페친인 김대호소장님께서 MERS에 보이는 시민들의 과잉반응(?)을 탓하시는 글을 올리셔서 거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사망율 40%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나왔습니다. 직접 링크를 달아 드릴테니 확인해 보십시오.


http://www.moh.gov.sa/en/CCC/PressReleases/Pages/statistics-2015-06-09-001.aspx


총 1028건의 확진 케이스중에 451명이 사망했고 568명이 회복했습니다. 걸어드린 링크에서 직접 확인 가능하시겠지만 이건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 공식 웹사이트입니다. 따라서 사망률 40%가 "썰"은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 40% 사망률을 해석하실 때 주의하실 부분은... 최근 나온 논문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시민들이 아주 높은 비율로 MERS 항체를 보유하고 있답니다. 이 말은 많은 시민들이 자신의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자연 회복됐다는 얘기가 되고 사망률 40%는 정확한 사망률이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현재 한국처럼 대부분 감염자가 높은 비율로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와 1:1로 비교하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대부분 감염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을 거라는 제 추측도 추정일 뿐입니다.


다음으로 결핵 문제는...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인데... 실제로 한국은 매년 결핵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2천명이 넘습니다. 신규환자도 매년 4만명 가까이 발생하고요. MERS 때문에 길거리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학교가 휴교를 하고 난리가 났지만 실제 결핵은 공기를 통해 전염이 되고 매일 100명이 넘게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고, 매일 7명 가까이 사망자가 나옵니다. 그러니 현재 MERS에 보이는 시민들의 반응이 불합리하게 느껴지실 겁니다만...


기억이 나실지 모르겠지만 2002년 가을부터 2003년 여름까지 SARS로 중국과 홍콩이 거의 뒤집어지다시피하고 실제로 한국 정부를 포함한 전세계 각국이 여행자제령까지 발령하며 중국과 홍콩을 기피국가 취급을 하던 당시에도 실제 사망자수는 겨우(?) 중국 전체가 350명, 홍콩이 300명이었습니다. 이 두곳을 합쳐도 한국의 연간 결핵 사망자수에 1/4 수준입니다.


그런대도 불구하고 전지구적으로 시민들의 공포심과 이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으로 중국과 홍콩이 받은 타격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다행이(?) 중국과 홍콩 당국은 당시 사건으로 엄청난 교훈을 얻었고 중국정부의 경우 이후 MERS같은 감염성 질병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감시체계와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지난 10여년간 중국은 지방 소규모 행정단위에서 전국 단위에 이르는 4단계 질병 예방 및 컨트롤 프레임워크를 구축했고 공공보건에 막대한 투자를 했습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보고 라인을 통해 지방 병원에서 중앙 질병통제센터로 직접 보고가 가능하고 2012년부터 중국은 MERS같은 질병을 염두에 두고 비상 대응 계획을 개발했고 의료진의 대응 훈련까지 마쳤습니다. 실제로 한국 보건부가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자마자 지방 보건 담당자가 한국인 환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격리하는데 겨우 4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홍콩 역시 이번에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 여행자제를 권고하는 경고단계를 ALERT에서 SERIOUS로 어제 격상했고요. 아마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대응일 겁니다.


왜 이런 노력을 기울이냐하면...


시민들이 보이는 과잉반응(?)은 현재 소장님을 포함한 대한민국 보수층의 의견처럼 과잉반응이라고 타박한다고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라 원래 한국과 중국의 문화적 속성중에 하나입니다. 따라서 중국정부같은 경우 이런 신종 바이러스 질병을 심각한 정치적 사회적 위기 요인으로 간주하고 그에 맞춰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는 거고요. 다시 말해서 시민들의 과잉반응을 변수로 놓지않고 상수로 놓고 준비태세를 갖춘다는 말이죠.


당장 오늘 출근길에 NPR News에서도 한국으로 여행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더군요. 이게 결국 전부 한국에게 정치 사회 경제적 위기 요인인 겁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높은 돌연변이 가능성과 수도권 출퇴근 전철의 밀집도를 고려해 볼 때 충분히 우려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게 맞습니다. WHO가 전문가들을 한국에 파견하고 매일 확진/사망 케이스를 집계하여 전세계적으로 자료를 공유하는게 괜히 그러는게 아니죠.


물론 과도한 괴담은 멀리하는게 맞지만 불행이도 인류가 MERS 바이러스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가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위기관리 대응이란 측면에서 좀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정부가 대응하고 더불어 시민들에게 확실히 투명하게 대처한다는 인상을 심어줘야 합니다. 더불어 중국정부가 지난 10년간 했던 것처럼 앞으로 어떤 식으로 시스템을 개선하고 대응훈련 준비를 하겠다는 청사진을 시민들에게 제시하는 게 맞고요.


그리고 김대호 소장님같은 오피니언 리더들도 시민들의 과민반응을 탓하기 앞서서 정부의 늦장 대응과 무사안일한 사후대처들, 그리고 불투명한 정보 공유를 질타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더불어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재발방지를 체계적으로 갖출 수 있는지 물어야죠. 정부가 당연히 제대로 했어야할 초보적인 방역에 실패한 주제에 자동으로 따라오는 시민들의 반응을 비난하는 모습은...


마치 자사 유아용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시민들에게 사과 먼저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공유하고 개선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엄마들의 무지를 탓하며 회사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걸 방치하는 CEO와 별 다를바 없습니다. 선후가 뒤바뀐 것이죠. 그런 회사는 망합니다.



Posted by 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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