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노무현 미화? 진실 그대로만 알려줘

노무현 미화? 진실 그대로만 알려줘

반더빌트님께서 '지금이 노무현 미화를 할 때인가'라는 포스팅을 올려주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화따윈 필요없다. 있는 그대로... 진실만이라도 말하게 해 달라는 거다. 영웅적 신화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다. 왜곡된 이미지만이라도 거둬달라는 거다.


이미 필자는 지난번 포스팅에서 국제적인 유동성 과잉 시기(2000~2006)에 대한민국의 주택가격 상승이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함을 지적했다.



필자가 이 도표에 주목한 이유는 이렇다.

최종적으로 지난 노무현 정부 시기의 대한민국 주택 가격 상승은 선진국과 비교해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 인상의 요인이 각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노무현 선장이 이끌던 한국호는 실제적으로 가장 낮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선방을 했던거다.


좀 더 세밀한 비교를 해 보자.

반더빌트님은 미국 캘리포니아 토렌스라는 고급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이건 본인이 본인의 포스팅에서 수차례 언급을 한 내용이다. 일단 저 도표와 동일한 기간 동안 토렌스의 주택가격 변동을 소개한다.


주황색 실선이 토렌스의 평균 주택가격 변동을 나타낸다. (출처) 2000~2006년 사이에 얼마 정도의 주택 가격 상승이 있었는지 보이는가? 30만불에서 72만불까지 올라갔다.

혹자는 필자가 반더빌트님의 논지를 반박하기 위해 미국에서 주택 가격 상승이 제일 심한 도시를 골랐다고 의심할 분도 계실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도시가 어디인가? 그렇다 LA 다. LA의 주택 가격 상승 자료를 보여 드리겠다. (출처)


보이는가? 2000년 20만불 남짓했던 평균주택가격이 2006년 60만불까지 올랐다. 따블 정도가 아니라 따따블로 오른거다. (주황생: LA, 녹색: 미국 평균)

기간을 2002년으로 좁혀볼까? 그래도 25만불에서 60만불로 2.4배 올랐다. 140%의 인상율을 보인다.

그럼 같은 기간 한국 부동산중에서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아파트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보수적인 양반들이 선호하고 신뢰하는 조선일보 기사를 인용해 보겠다. (기사링크)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가격은 33% 인상되었고 수도권 아파트 평균 가격은 48% 올랐다. 물론 평균 가격이니 지역적 편차가 있기는 할테지만 그런 지역적 편차는 LA도 마찬가지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건 양심이다. 동일한 기간동안 한쪽에서 주택가격이 140% 나 상승했다. 다른 한쪽에선 33~48% 상승했다. 그것도 별로 우호적이지 않은 언론과 서울시장을 옆에 끼고 말이다. 이 정도되면 당시 국정을 담당했던 주체들을 칭찬은 못해줄 망정 비난하고 욕을 해댈 상황은 아니다. 이런 판단은 어떤 거창한 이론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냥 보는대로 느끼고 양심이 이끄는대로 판단하면 그만인 것이다.

저정도로 선방을 했어도 대한민국 일반 가정의 자산에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으면 무조건 천하에 죄인이 되는 건가?

그래... 우리나라가 원래 자산대비 부동산 비중이 높은 나라다. 그럼 우리나라 안에서 역대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비교해 볼까?


이 자료는 2007년 1월에 발간된 재정경제부 경제동향보고서 1월호에 담긴 내용이다.

보이는가? 노무현 정부 기간 통털어서 그나마 상대적으로 상승비율이 높은 아파트 가격이 5년간 전국 평균 33% 인상됐다. 수도권만 보자면 48% 올랐고. 그런데 박정희 집권 기간중에는 한해, 달랑 1년만에 전국 지가 상승률이 50%를 육박한 적도 있다. 전두환 시절에도 한해에만 20%가 넘은 적도 있고 노태우 시절이야 말로 다 할 것도 없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까지 고려하면 정말 할 말이 없다.

우리나라가 자산대비 부동산 비중이 높은 건 변수가 아닌 상수라고 치고.. 그렇다면 역대 정부와 노무현정부를 비교해서 욕을 하더라도 욕을 해야하지 않을까? 덮어놓고 부동산 비중이 높으니 타국 대비 낮은 주택가격 상승으로 선방한 노무현정부도 그냥 욕먹을 대상이라고 하면 너무 말이 안된다. 반더빌트님 주장대로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그렇게 서민들을 울린 정책이라면 역대 정부중에서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부는 뭔가? 그리고 그 정부를 뒤받침하고 있던 공화당, 민정당, 신한국당으로 이어지는 현 한나라당은 또 뭔가? 욕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균형감은 있어야 정상 아닐까?

반더빌트님은 현란한 자료와 논리로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한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교육수준과 상관없이... 생각을 정교하게 가다듬는 능력의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최소한 저런 자료를 보고... 저런 큰 격차를 보고.... 그러고도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의 결과물이 부실했다고 욕을 한다면 최소한의 균형감도 없다고 욕을 먹어 싸다는 생각은 금할 수 없다.


반더빌트님의 포스팅에 눈에 띄는 큰 논리적 오류를 하나 더 지적하겠다.

우리나라는 아시다시피 부동산 소유의 독점이란 문제가 있다. 반더빌트님이 아예 도표로 달아 설명해 주고 있다.



다주택 소유자 상위 100인 주택 보유실태이다 (출처). 그리고 당시 1세대 2주택 이상의 소유 분포에 대한 정보도 알려주신다. 9.1%의 세대가 21.2%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거다.

맞다. 우리나라 주택 소유의 편중문제... 이거 정말 문제다...

그런데 반더빌트님의 논지는 바로 산으로 가 버린다. 저렇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 시절의 타국 대비 낮은 부동산 가격 상승도 용서가 안된단다.... 필자는 저 자료를 접하고 처음 든 생각이 역시 종부세 도입을 강하게 밀어 붙인 노무현 정부의 정책이 옳았다는 것이었는데...

다주택 소유자 문제를 보고 종부세의 필요성을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필요한 분량 이상의 주택을 투기를 위해 보유한 사람들에게 세제상의 불리함을 주는 종부세가 필요했다는 주장을 연결시킬 대목이 아닐까? 어떻게 다주택 소유자 문제를 들어 타국 대비 낮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룬 정부가 이룬 정책이 욕들어 먹어도 싼 실패한 정책의 사례가 될까? 필자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이 정도면 반더빌트님의 주장이란 것이 현란한 도표만 앞세웠지 실제로 별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는 걸 다들 이해하셨으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필자 신세한탄을 겸한 미국 내 한 도시의 주택가격 변동 자료를 남긴다. 필자가 거주하는 샌안토니오 주택 가격 정보다. (출처)



녹색이 미국 평균이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2배 정도 올랐다. 주황색이 필자가 사는 샌안토니오 주택 가격이다. 길게 말하지 않겠다. 미국이라고 다 똑 같은 건 아니라는 말이다. 대신 LA와 비교도 할 수 없이 낮은 가격에 훨씬 넓은 정원이 딸린 널찍한 집에서 사는 호사를 누릴 수 있기는 하다. 이 자료를 첨가한 이유는 이렇다. 미국도 필자가 사는 동네처럼 거의 주택 가격이 안오른 동네도 있고 LA처럼 따따블로 오른 동네도 있다. 우리나라 수도권도 몇배나 오른 곳이 있고 거의 정체인 곳도 있다. 어느 한 동네의 특정 아파트 단지의 경우만으로 일반화 할 수는 없는 노릇이란 얘기다. 평균이란 통계 개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아무튼.. 반노무현 세력의 저주는 참 무섭기도 하다. 있는 진실을 있는 그대로만 봐 달라는 주문도 '노무현 전대통령을 욕보이는 일'이 되고 마니 말이다. 이게 정말 '지나친 미화' 인가? 필자는 여전히 납득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