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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독감: 조기 방역과 격리의 중요성

돼지독감: 조기 방역과 격리의 중요성

현 재 멕시코에서 각급 학교와 대규모 인원이 운집할 수 있는 장소들을 폐쇄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 조처에 대해서 타이밍을 우려하시는 과학자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멕시코에서 벌어진 돼지독감같은 대규모 전염병의 발병을 의학적인 수단 말고 다른 방법으로 억제할 수 있는 방법과 그 방법의 효과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006년 PNAS에 발표된 논문 하나를 가져와 보겠습니다.


이 논문은 지난 번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린 1918년의 스페인독감(링크) 발생시 조기에 방역과 격리 조처를 취한 도시와 그렇지 않은 도시 사이의 독감 및 폐렴 사망자 수를 비교한 것입니다. 통계적으로 복잡한 내용은 생략하고 한눈에 차이를 볼 수 있는 그림 하나를 옮겨보겠습니다.


1918년 가을부터 겨울까지의 필라델피아와 새인트루이스의 독감 및 폐렴 사망자를 비교한 그림입니다. 굵은 실선으로 10월경에 높은 봉우리를 보이는 곳이 필라델피아이고 점선으로 낮게 깔린 곳이 새인트루이스의 경우입니다. 이제 이들 두 도시가 1918년의 스페인독감 창궐 당시 보인 방역 및 격리 조처를 말씀드리죠.

필라델피아 - 1918년 9월 17일 최초 환자 발생. 그런데 9월 28일에 도시 전체적인 퍼레이드가 있었기 때문에 도시 당국자들은 스페인독감의 위험을 과소평가했고 결국 일체의 격리 조처, 즉 학교와 극장 폐쇄 및 일체의 군중 집결을 금지하는 조처를 10월 3일까지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 시점에 이미 도시 각 병원에는 스페인독감 환자들이 대규모로 들이닥치고 있던 상황인데요.

새인트루이스 - 1918년 10월 5일 최초 환자 발생. 이틀 후인 10월 7일 전체 도시에 걸쳐 일체의 군중 집결, 즉 학교, 극장, 박물관.... 등의 폐쇄조처가 실시됩니다.

대략 이들 두 도시에서 최초 환자가 발생한 다음에 격리 조처가 실시될때까지 14일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독감 바이러스의 3~5 세대 계대될 시간적 차이가 발생한거죠. 결국 이 차이는 도표에서 보시다시피 주간 최대 사망자비율이 10만명당 필라델피아가 257명, 새인트루이스가 31명이라는 현격한 인명피해의 격차를 만들었죠.

사실 새인트루이스가 12월 경에 사망자 발생이 뒤늦게 늘어난 것도 따지고 보면 11월 7~9일 경에 각종 격리와 폐쇄 조처를 해제한대 따른 후폭풍인 걸 생각하면... 초기의 과감한 격리조처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당국자들이 저 사실을 몰라서 학교 휴교 조처를 포함한 각종 방역 및 격리 조처를 실시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당장 저런 조처를 취하면 독감 바이러스로부터 시민들의 생명은 지킬 수 있겠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저런 조처가 불러올 경제활동 위축을 염려하는 거겠죠. 하지만 소탐대실이라고 하죠? 어설프게 몇푼 아끼려다 홀딱 말아먹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 포스팅을 보시고 또 자녀들 학교 안보낸다고 바로 흥분하시지 말면 좋겠는데... 쩝~~ 현재 텍사스는 멕시코와 너무 가까와서... 오늘은 저도 쉽사리 낙관적인 포스팅을 확정적으로 드릴 수는 없겠습니다. 슬슬 비상식량을 포함해서 몇일 외부 출입을 삼가해도 먹고 살 수 있는 준비를 시작하신다고 해도 딱이 뭐라고 비판을 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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