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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보고서를 통해 본 DJ, 노무현 정부의 정책 평가

IMF보고서를 통해 본 DJ, 노무현 정부의 정책 평가

지난 7월 IMF에서 대한민국의 각종 경제정책에 대한 진단과 조언을 담은 보고서가 발표(링크 1, 2) 되었다. 이 보고서는 IMF측이 일방적으로 조사, 분석, 발표를 한 것이 아니라 6월 25일부터 7월 7일까지 서울에서 한국정부의 경제관련 고위 관료들과 IMF의 고위 경제정책 관리들이 회동하여 각종 자료를 놓고 지금까지 한국정부가 취한 각종 정책들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제안 사항들을 정리한 내용이다.

대부분 국제금융위기 기간동안 한국정부가 취한 각종 조처들의 효과를 분석하고 향후 취할 새로운 정책에 대한 조언을 담고 있다.

그런데 총 52쪽으로 이루어진 이 보고서 내용중에 18쪽 내용이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

이 부분은 한국의 주택시장에 대한 평가와 향후 예측, 그리고 정책적 조언을 담고 있는데...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1999년 이후 한국의 주택시장에 대한 타국과의 비교 내용이 담겨 있다.

(1) 한국 주택시장과 타국의 비교

1999년 이래 아시아지역 실질 주택가격 상승률 (출처: IMF 2009년 한국보고서)

붉은 색이 1999년 이래 실질 한국 주택가격 변동 비율이다. 보다시피 이 기간동안 한국 주택가격은 25% 정도의 상승을 보여왔고 태평양-아시아 국가들의 평균 상승비율인 31%보다 오히려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지난 노무현 정부 기간동안 주택가격 폭등이 심각한 정책적 실패라는 대중들의 인식과 괴리를 보이고 있다. 왜 그럴까? IMF 보고서만의 오류일까?

하지만 또 다른 국제경제기구인 OECD의 2007년 보고서도 이번 IMF보고서와 거의 동일한 분석 내용을 담고 있다. OECD의 2007년 한국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OECD국가들에 비해 한국의 부동산 가격상승폭은 최하위군에 속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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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래 OECD 국가들의 주택가격 변화 (출처: 2007년 OECD 한국보고서)


IMF와 OECD 양쪽의 보고서에서는 모두 이 기간동안 한국의 주택가격 상승폭은 OECD국가들이나 태평양-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도 아주 낮은 축에 속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IMF와 OECD 보고서 모두 한국의 경우 서울을 중심으로 특히나 강남의 주택가격 상승폭이 컸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번 IMF 보고서의 경우 서울 자체로만은 60%의 상승폭을 그리고 강남만을 한정하면 100%의 상승폭을 보이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저 기간동안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수도를 중심으로 대도시들은 전체 국가 평균의 몇배에 해당하는 주택가격 상승을 보였다. 가령 미국은 국가평균으로 보자면 40%를 조금 넘는 주택가격 상승이 있었지만 LA같은 대도시의 경우 그 기간동안 200%의 평균 주택가격 상승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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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주택가격 변동 차트

따라서 서울의 평균 60% 상승이나 강남의 100% 상승률 역시 다른 국가들의 대도시와 비교하면 결코 높은 수준으로 판단할 수 없을 것이다.


(2) 주택구매여력 지수

이번 IMF 보고서중에 필자의 눈길을 가장 깊게 끌어 당긴 도표를 들라면 바로 아래 주택구매여력 지수(Housing Affordability Index)를 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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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택구매여력 지수 변동표 (출처: 2009년 IMF 한국보고서)

즉 단순히 주택가격 변동을 매매가격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고려사항들, 가령 (1) 가처분 소득 증가 (2) 단기 및 장기 이자률 변동 (3) 취업연령 인구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주택가격의 상승이 한국사회의 기초체력(fundamentals)에 비해 과한 정도로 상승되었는지 아니면 적절한 수준으로 상승되었는지에 대한 판단까지 내린 것이다. 결론은 한국 사회의 기초체력과 동조하여 움직였다는 것이다.

더불어 위의 도표에서 보듯이 시민들이 주택을 구입할 때, 9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서울의 경우에도 오히려 절반 정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음을 보여 준다. 지방을 포함한 전국을 판단 기준으로 삼으면 90년대 초반에 비해 대략 30% 수준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IMF 보고서는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한국의 주택가격 상승폭은 주변국가 어디와 비교해도 결코 폭등이라는 표현을 쓸 수 없다는 점과 함께 오히려 90년대 초반과 비교해서 시민들의 자기집 마련이 쉬워졌다는 점 역시 강조하고 있다.


(3) 기업 이윤률 (Corporate Profitability)

IMF의 이번 보고서는 이처럼 주택가격 변동폭 자료 외에도 지난 시절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담고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기업들이 사업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이윤을 얻었는지, 쉽게 얘기하자면 사업하기 얼마나 좋았나 하는 점에 대한 자료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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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IMF 시절 거의 0%의 이익률을 보이던 국내 기업들이 2002년을 기점으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해서 이후 2007년까지 꽤나 높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는 자료를 제시했다. 필자가 보기에는 기업들이 박정희 전대통령 시절에 사업하기 좋았다고 회고를 많이 하지만 저 기간 역시 결코 불평할 형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4) 기업 부도 가능성 (Expected Default Probability: Corporates)

세상에 좋은 일만 있을 수가 있을까 싶다. 사업을 하다보면 부도의 위기에도 몰리고 어려운 시절도 있을 거다. 국내 기업들의 부도 가능성에 대한 자료도 있으니 한번 같이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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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4분기를 기점으로 기업의 부도 가능성이 낮아지기 시작해서 2007년말까지 실제 국내 기업들의 부도 가능성은 거의 바닥을 달렸다.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보기는 정말 어려울 것 같다.


(5) 결론

이번 IMF 보고서는 IMF 자체의 시각외에도 국내 고위경제관료들의 시각과 자료가 함께 어우러져 나온 자료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고 거의 1년 반이나 지난 시점에서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경제 업적을 찬양해 줄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실무를 담당하는 경제관료의 중립적인 시각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돌아가신 두 대통령,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수고 많이 하셨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emoti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