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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카테고리 없음2008. 12. 28. 03:50

12월 19일 NYT에 나온 부동산 관련 기사(Tax Break May Have Helped Cause Housing Bubble☜)에 꼬리를 문 몇몇 미국 교수 블로거의토론을 보며 느낀 점을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언론노조 파업과 관련해서 몇 자 적겠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 부동산 관련 세제 개편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단골 딴지가 우리나라가 양도소득세가 유난히 높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즉 보유세도 보유세이지만, 거래세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었죠. 하지만 제가 예전에 몇 번 포스팅(종부세, 정말 나라를 생각한다면.)을 했다시피, 미국도 원래부터 부동산 거래세가 낮았던 것은 아니고 소위 1997년에 있었던, 세금 경감법 (Tax Relief Act)을 통해 부동산 거래 시 발생하는 소득에 부과되는 세금이 대폭 축소된 것이죠.

미국에서 최근 벌어진 양도소득세 토론을 따라가 보죠.

앞서 말씀 드린 대로 12월 19일에 NYT에서 세금 경감법에 따른 부동산 거래세 무력화 이후 부동산 거래가 증가하고 부동산 가격 급등이 일어났다는 기사가 나왔죠.

이 기사가 나오자 마자, 조지 메이슨 대학(George Mason University)의 경제학 교수인 러셀 로버츠 (Russell Roberts)가 공동 운영 블로그인 Café Hayek (http://cafehayek.typepad.com)에 다음의 글을 포스팅 합니다.

마침내 알아차렸군 (Finally, someone noticed)

간단히 요약을 하자면 지난 10년이 넘는 기간에 부동산 버블을 야기한 4가지 요소가 있는데, 이 중에서 1997년 제정된 세금 감면법에 따라 부동산 거래가 거의 면세에 가깝게 바뀐 것이 "모든 주택 버블의 기폭제" ("fueling the mother of all housing bubbles.") 가 된 셈이라는 주장입니다.

예일대 경제학 교수인 쉴러 박사의 아래 도표에서 보실 수 있듯이 부동산 거래세를 유명무실하게 만든 점이 부동산 투자가 한층 더 매력적인 투자로 바뀌게 만든 데 일조했다는 주장이고, 이런 부동산 투자가 다른 투자에 비해 우월한 세제 혜택을 받게 된 점이 궁극적으로 부동산 모기지 문제와 금융 위기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죠. 

http://www.nytimes.com/imagepages/2006/08/26/weekinreview/27leon_graph2.html

여기서 세금 감면법과 부동산 거품에 대한 토론이 끝이 났다면 그렇게까지 제 관심을 끌지는 못했을 겁니다. 그런데 로버츠 교수의 저 블로그 글에 한 블로거가 다음과 같은 반론을 폅니다.

당신 주장의 결론이 뭡니까? 그러니까 정부가 주택 거래에서 얻어지는 이익에 세금 감면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했다는 겁니까? 아니면 세금 감면이 조금 더 점진적으로 이루어졌어야 했다는 겁니까? 아니면 모든 종류의 자본 이익에 부과되는 세금을 공평하게 만들어서 한 종류의 투자가 다른 투자에 비해 유리해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What conclusions do you draw from this interpretation? That the government should not have reduced taxes on home capital gains? That the taxes should have been decreased more gradually? That all capital gains taxes should be equal to avoid favoring one investment over the other?)

꽤 날카로운 지적이죠. 우리나라처럼 각종 사회 이슈에 대해 이데올로기와 ~빠, ~까 딱지를 붙여 이후 논리적인 토론이 안드로메다로 가 버리는 황당한 토론 문화와는 구분되는 면이 있죠. 물론 소위 학계에서 이름깨나 내미는 교수들이 실명을 걸고 블로깅을 하고 거기에 댓글을 통해 또 다른 교수가 토론을 청하면 그에 대해 각종 자료와 논리로 맞서는 모습이 있으니 가능한 일이기도 하고요.

하긴 실명으로 자신의 견해를 밝히면 정직 3개월의 징계가 떨어지는 우리나라의 분위기라면 (결국 '정직 3개월' 김이태 "내가 틀렸다고 생각 안 한다" 프레시안 기사) 이걸 토론 문화 탓만을 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게다가 언론노조 파업에서 볼 수 있듯이 좀 제대로 된 의사소통의 기본틀인 언론마저 저렇게 체제 선전의 도구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걸 보면…. 이명박 정부를 지지하시는 분들도 이런 식으로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신분상의 위협으로 강압하고 언론을 정권의 나팔수 정도로 만들려는 점만은 좀 심각하게 받아 들이셔야 할 겁니다만, 이런 조언 역시 좌빨, 노빠 속에 그냥 묻혀 버릴 것 같기는 하군요.

아무튼 이런 지적에 대해 로버츠 교수는 바로 별도의 포스팅(Good Tax Policy)으로 답변을 합니다. 세금은 모든 종류의 투자에 공평하게 과세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확인해 줍니다. 이처럼 부동산 투자가 금융 상품이나 다른 투자 분야에 비해 우월한 혜택을 받고 있던 점이, 보다 생산적인 분야에 투자되었어야 할 투자재원을 빨아 들여 현재의 금융 위기를 유발했다고 강조하죠.

더불어 개인의 주택 소유 비율 증가는 미국인들의 꿈이 아니라 미국 주택 건설 조합의 꿈이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Ever-increasing home ownership is not the American dream. It's the dream of the 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s.) 요즘은 '건설'이란 단어만 들어가면 눈길이 가네요. ^_^

 

개인적인 소감

과연 미국의 부동산 세제가 우리나라 현실에 적용할 금과옥조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한가지 확실한 점은 교수가 되었건 연구원이 되었건 저런 자유로운 의견 수렴이 온라인 상에서 신분 상의 위협을 받지 않고 논리적이고 예의를 갖춘 채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이 긍정적인 건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재 진행되는 각종 부동산 세제 개편이 이데올로기라는 우산 밑에 갇혀서 당장 몇 년 후에 어떤 효과를 낼지도 모른 채 진행되기 보다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의 차이점도 좀 감안하여 장기적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계층이 공감할 수 있는 형태로 개편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고요.

물론 그렇게 되려면 전문가 집단의 입을 지금처럼 직장 자체를 염려하는 분위기로 만들어 봉쇄하고 언론을 체제 홍보의 도구쯤으로 생각해서 각종 언론 악법을 밀고 나가서는 곤란하겠죠. mbc 언론 노조가 이런 기초적인 환경을 지키기 위해 길바닥에 나 앉는 상황에서 이런 글 써서 뭐하나 싶기도 합니다만. -.-;;

'아뤤지' 좋아하시는 이명박 정부가 이런 미국의 자유로운 토론 문화와 이를 가능케 해주는 전문가 집단의 신분 보장 그리고 언론의 자유도 좋아해 주면 좋겠는데….



Posted by 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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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중동을 포함한 매일경제와 같은 경제 신문들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좋은 정보로군요. ㅋㅋ.

    지적하신 토론 문화의 문제점들에 대해 상당부분 동감하는 바 입니다. 조용히 위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전문가들이 실명을 밝히고 점잖게 토론 하기가 상당히 어렵겠죠. 더구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요.

    토론의 왕국이라는 프랑스에서 TV 토론 도중 격분한 패널들끼리 난투극을 벌이는 모습을 본적이 있습니다. ㅡㅡ; 요즘 같아선 계급장 떼고 저렇게 한판 붙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합니다.

    2008.12.28 12: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