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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정당에 대한 책상물림의 생각

강병익 한신대 연구교수의 "새정연 ‘유능한 정당’ 될까"라는 글이 한국일보에 기고되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야당은 실력에 대한 확신을 시민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사례로 야당이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면서 정교한 세금정책없이 부자증세와 법인세 정상화만 주장해서는 곤란하다는 언급이다.


난 기본적으로 이런 식의 "자격론"에 찬성하지 않는다. 이건 현재 대한민국의 제1 야당과 여당이 자신과 별개의 존재라는 우리나라 시민들의 허구의식에 근거한다고 본다. 사실 정책연구에 소홀한 야당이 존재하고, 주요 대선 공약을 쌩까고 기본적인 재정건정성도 개무시하는 등 국정 기초도 안된 정부와 여당이 떵떵거리는 이유도 그딴 건 개나 줘 버리라며 자신에게 장단기적으로 이득이 될지 말지조차 따져보지 않고 표피적으로 반응하는 대한민국 유권자의 실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여기다대고 대한민국에서 도저히 존재할 수 없는 이상적 기준을 걸어 놓고는 야당이 거기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모습은 결코 건강한 지식인의 모습이 아니다. 국가 운영에 기초적 마인드 조차 결여된 정부 여당에 그나마 개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일한 동력은 그들이 다음번 선거에서 패배하고 정권을 야당에게 넘겨주게 될 거라는 두려움 뿐이다. 한마디로 더 이상을 단물을 빨아 먹을 수 없게될 거라는 현실만이 이들의 변화를 끌어 낼 수 있다.


차기 집권 세력으로 야당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여당에게 재집권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개선은 커녕 점차로 악화되는 나라꼴을 보게 될 거다.


그리고 강교수가 주장한 정교한 세금정책에 대해서 한마디하자. 이명박정부 5년동안 4차례에 걸친 법인세 인하로 2011년에 9.9조원, 2012년에 10조원의 감세가 이뤄졌다 (링크). 근데 정부세수 결손이 2012년에 2.8조, 2013년에 8.5조, 2014년에 10조원이다 (링크). 당장 법인세를 이명박정부 이전으로만 돌려도 현재의 세수결손은 바로 해결이다.


더불어 지난 5년간 종부세 감세액이 총 14조원이다 (링크). 종부세의 경우 지방교부세로 전액 지방재정으로 가는 자금이다. 이것만 부활되도 현재 보편 복지때문에 재정압박을 받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얼마만큼의 큰 도움이 될지 생각해 보라.


이런 굵직한 세제 개편을 한 다음에 정교한 추가 장치를 도입하는 건 찬성이지만 이런 기본적 골격 개선만 주장한다고 야당이 '유능한 정당'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이란 얘긴... 그냥... 난 현실감은 하나도 없는 책살물림이란 얘기밖엔 안된다. 명색이 정치학 연구교수란 사람의 기고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믿어지지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