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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예수 (Dancing Jesus)

예수쟁이가 된지도 벌서 만 10년이 넘었네요. 예수쟁이가 된 후 몇 번의 인상적인 경험들을 하게 되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멤피스에 있는 벨뷰 침례 교회(Bellevue Baptist Church)에서 본 부활절 공연이었습니다. 이 교회는 미국 3대 교회에 안에 드는 대형교회입니다. 여기서 매년 부활절 기간에 열리는 이 공연을 보통 'Memphis Passion Play' 이라고 하는데 할리우드에서 스텝들이 와서 공연준비를 하고 심지어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교회 안으로 실제 당나귀를 탄 예수가 예루살렘 입성을 하는 장면을 재연하죠.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한번 공연 장면이 짧게 정리된 YouTube 동영상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동영상에 보시면 예수가 결혼 잔치에 참석하여 하객들과 함께 즐겁게 춤추는 장면이 나옵니다. 전 공연에 조금 늦게 들어갔다가 그 장면부터 보게 되었죠. 그때 충격이 얼마나 크던지. 충격을 먹은 이유를 좀 설명을 드리자면…… 그때가 대충 예수쟁이가 된지 1년쯤 되던 시기였는데 한국에서도 그렇고 예수쟁이가 된지 얼마 안되던 당시에도 제 머리 속에 있던 예수의 모습은 이런 모습이었죠.

'곱고 단정하게 뒤로 빗은 머리카락에 오뚝한 콧날, 그리고 북유럽 출신 백인 골상에 좀 심한 표현이지만,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얌전한 사내.'

그런데 그날 공연에 나온 예수는 결혼식장에서 하객들과 함께 즐겁게 뛰며 노래하며 춤추는 것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마시며 먹으며 또한 병자들을 치유해 줄 때도 치유된 것을 보고 너무나 기뻐 방금 전까지 문둥병 환자이던 사람을 얼싸 안고 등 두들겨 주는 그런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외향적(?)인 예수.

그날 그 공연이 제 신앙 인생에 남긴 흔적은 엄청난 것이었죠. 어디 있는지도 잘 모를 하늘나라 어딘가에서 우리를 내려다 보기만 하는 이가 아니라 나의 슬픔, 기쁨, 눈물, 웃음을 모두 뒹굴며 얼싸 안으며 함께 해 줄 그런 인간적인(?) 신을 내가 모시고 있구나 하는 감격 비슷한 것 말이죠.

얼마 전에 제가 출석하는 교회에서 가족단위의 소그룹 모임을 확장하는 계획이 섰습니다. 새로 그 소그룹 모임 리더 자리를 자원하게 되었고 제가 운영하게 될 소그룹 모임의 이름을 '춤추는 예수(Dancing Jesus)'라고 명명했죠. 교회 안에서 총 15개 소그룹 모임이 준비가 되었고 하루 날 잡아서 전체 교인들 앞에서 모임 리더들이 자신의 모임을 소개해야 했습니다.

전 밋밋하게 소개하기가 싫어서 해바라기C님께 '춤추는 예수'라는 제목으로 만화 한 컷을 부탁 드렸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해바라기C님께서는 흔쾌히 승낙을 해 주셨고 다음과 같은 작품을 제게 보내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을 보신 한 지인께서는 좀 걱정을 하시더군요. 예수가 춤을 추는데 양들 표정이 왜 그러냐고? 좀 기뻐하고 웃는 표정이어야 맞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었는데…… 전 오히려 기독교인이 아닌 해바라기C님의 통찰력이랄까? 양들이 춤추고 있는 예수를 어색해 하고 오히려 놀라며 꺼림직해 하는 모습이 현대를 살아나가는 우리 일반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정확히 담은 것 같아서 이 그림이 더욱 더 맘에 들었습니다.

저희 집 거실벽에 커다랗게 달려 있는 그림이 하나 있죠. 렘브란트가 그린 '탕자의 귀환(The Return of the Prodigal Son)'이란 작품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탕자의 귀환을 소재로 그린 그림이죠.

이 그림에서 보시면 돌아온 탕자를 맞는 아버지의 표정과 그런 동생을 보는 형들의 표정이 아주 대조적으로 나옵니다. 떨떠름한 형들이 어둠 속에서 무표정하게 동생을 바라보는 모습에서 저 자신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내가 신이라고, 나의 주인이라고 믿는 하나님이 진정 좋아하실 일에 덩달아 기뻐하기 보다는 세상 속에서의 나의 가치관과 나의 사고 방식을 고집하는 그런 모습 말이죠. 해바라기C님의 작품 속에 나오는 경악한 모습의 양이라고나 할까요?

올 한해는 제 글에서 힘을 좀 많이 빼려고 합니다. 교회에서 초보 신자나 새 신자들도 좀 더 챙기고 현재 하고 있는 장년 성경공부 모임도 좀 더 열심히 꾸려나가고 격주로 있을 소그룹 모임도 알차게 이끌어 볼까 합니다. 제 블로그를 통해 비기도교인들에게 좀 더 편하게 기독교를 소개하는 글도 좀 준비해 보고요. 지난 4년간 쓴 글 중에서 기독교 관련 글이 10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이니..-.-;;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 말씀도 그 동안 제대로 드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새해에는 바라시는 일들, 계획하시는 사업들이 모두 이루어지는 복된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